SPORLD :: [현장밀착] UEFA 슈퍼컵을 들여다보다 (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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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LD]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팀과 UEFA컵 우승팀이 맞붙는 UEFA 슈퍼컵을 흔히 ´이벤트성 경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정작 맞붙는 팀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엄연히 우승 트로피가 걸려있고 UEFA가 주관하는 경기이기 때문에 총력을 펼친다. 여기에 이 경기에서 징계를 받을 경우 UEFA가 주관하는 클럽 대항전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2007-08 UEFA컵 우승팀 제니트는 30일 새벽(한국시간) 모나코 루이 2세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UEFA 슈퍼컵에서 전반 44분 파벨 포그레브냑, 후반 14분 대니의 연속골로 후반 28분 네마냐 비디치의 만회골에 그친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맨유를 2-1로 꺾었다.

이날 맨유의 박지성은 0-2로 뒤지고 있던 후반 15분 대런 플레처와 교체되어 인저리타임 4분을 포함해 34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동점골 사냥에 실패했고, 김동진은 교체 명단에 들었지만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해 벤치만 지켜 한국 선수들 간의 맞대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UEFA 슈퍼컵은 박지성이 있는 맨유와 김동진, 이호가 있는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가 맞붙어 한국 축구에 또 다른 족적을 남겼다. 비록 태극 전사의 맞대결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유럽 무대에서, 그것도 UEFA 슈퍼컵이라는 의미있는 경기에서 태극 전사들이 다른 팀 선수로서 만난 것도 그리 흔한 일은 아니다.

지난해 8월 30일에 열렸던 UEFA 슈퍼컵 맨유-제니트의 이모저모를 사진으로 3부에 걸쳐서 풀어본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당초 15분 정도만 출전시킬 것이라던 예상은 크게 빗나갔다. 좀처럼 경기가 풀리지 않자 가장 먼저 벤치에서 일어나 몸을 푼 선수는 다름 아닌 박지성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대런 플레처가 전반에 너무나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후반 시작하자마자 나가지 못하면서 이미 경기의 흐름은 제니트 쪽으로 넘어가 버렸다.

 


함께 교체로 나설 예정인 존 오셰이와 함께 몸을 풀고 있는 박지성. 팀 동료들이 좀처럼 경기를 풀어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급하지는 않았을까.



허, 참. 내가 빨리 나가야겠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후반전이 시작한 후에도 제니트에게 줄곧 밀리기만 했다.



몸도 다 풀었으니, 이제 슬슬 나가볼까. 하던 찰나에 이게 웬일.



교체 출전을 준비하고 있는 과정에서 제니트의 대니가 추가골을 넣었다. 추가골이 들어가자마자 망연자실하고 있는 박지성과 오셰이.
 



그래도 나가서 경기의 흐름을 바꿔 놓아야지. 힘차게 그라운드로 뛰어 나가고 있는 박지성이지만...



박지성이 나서서 승부의 흐름을 돌려놓기엔 너무나 늦어있었다. ´거함´ 맨유가 힘없이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종료 시간이 다가오면서 제니트 팬들의 응원은 더욱 뜨거워지고...




결국 경기 종료. 네마냐 비디치가 만회골을 넣긴 했지만 폴 스콜스가 핸드볼 파울로 인한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는 바람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끝내 주저앉고 말았다. 경기가 끝난 뒤 김동진과 박지성이 서로 유니폼을 교환하고 있다.




유니폼을 교환하고 보니. 어라? 언제 김동진이 맨유 선수가 됐지. 힘없어 보이는 맨유 선수들과 김동진이 왠지 어울려 보인다.




교체 명단에 들지 못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던 이호도 경기가 끝난 뒤 그라운드로 나왔다. 3명의 태극전사들이 한 운동장에 함께 서 있는 모습이다. 그것도 국내나 아시아 무대가 아닌, 유럽 무대에서 말이다.




힘없이 제니트 선수들이 시상대에 올라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박지성 등 맨유 선수들...




이호 등 제니트 선수들은 동료들이 시상대에 오르는 광경을 기분좋게 지켜보고 있지만 맨유 선수들은 기뻐할 수가 없다.


시상식이 끝난 후 기뻐하고 있는 제니트 선수들. 이렇게 UEFA 슈퍼컵은 막을 내렸다.




경기가 끝난 뒤 루이 2세 스타디움의 믹스드존에서 만난 박지성. 믹스드존이 지하에 설치된데다가 조명까지 어두웠던지라 사진이 잘 나오지 못한 것을 이해해주시길.



박지성이 지나간 10분 후에 김동진과 이호도 믹스드존에 섰다. "지성이 형 먼저 갔어요?"라며 못내 박지성이 지나간 것에 대해 아쉬워했다. 아까 경기장에서 만난 것 가지고 회포를 완전히 풀지 못했나.

취재가 끝난 뒤 아쉬웠던 것은 이날 UEFA 슈퍼컵에 갔던 한국 기자가 나와 다른 곳의 사진기자 뿐이었다는 점이다. 그나마 믹스드존에 갔던 한국 취재기자는 단 한 사람뿐이었다. 그래도 한국 선수끼리 UEFA 슈퍼컵에서 만났는데 한국 기자가 나타나지 않은 것이 다소 안타까웠다. 덕분에 믹스드존에서 박지성과 김동진, 이호를 독차지했지만 말이다.

글·사진 / 모나코 = 박상현 tankpark@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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